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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독자글마당
독자글마당 2019.10.01 ~ 2019.12.31당첨자 발표 : 2019.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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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말 dntdjd***2019.02.24

사람과의 관계가 힘듦은 당연하다. 서로의 가치관이 다르고 취향이나 성격이 다르기에 말이다.
지금껏 반평생 살아오면서 나와 잘 맞거나, 맞추기가 쉬운 사람은 단연코 단 한 번도 만나보지를 못했다.
최근에 직장을 다니면서의 일이다. 퇴직금 지급여부 때문에 보통 9개월차에 자르기 마련이었다. 내 앞에 잘린 5명의 직원들이 그것을 증명해 주었었다.
나도 일을 하면서 카운트 다운을 하는 심정으로 살았다.
드디어 9개월차가 되었다.
사장님이 인터넷 사이트에 구인광고를 올렸기에 이미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었다.
물론 나한테 말해준 것은 아니었다. 사장님은 언제나 은밀하다.
주말 오전 9시.
전화가 왔다. 그리고 다짜고짜.
“가만히 보니, 요즘 매너리즘에 빠져서 안되겠어요. 일하는 속도도 마음에 안 들구요. 앞으론 출근 안해도 돼요.”
전화는 끊겼다.
내가 한 말이라고는 기운빠진 “네”가 전부.
망치로 얻어맞은 듯 띵~ 했다.
9개월의 인연이 헌신짝 버려지듯 싹둑 잘리는 순간이었다.
얼마든지 좋은 말로 할 수 있었을 텐데......
혹시 노동부에 신고를 할까봐 아예 싹을 잘라버리는 것이었을까?
일방적으로 끊긴 전화와 무너져버린 내 자존심.
내 앞서 직원도 다 그런 식으로 잘리고, 안 나왔던 거였구나.
9개월 직장생활을 할 동안 단 한 번도 업무에 관한 불평은 듣지 못했는데, 면피용 트집잡기라니......
얼마든지 대체가능한 인력이라 그럴수도 있었겠다 싶었지만 부아가 치미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나름 단 한번도 지각, 결석 없이 성실했는데 말이다. 일이야 또 구하면 되지만 이번 말로 인한 상처는 꽤나 오래 갈 것 같다. 머리에서 계속 매너리즘이라는 단어가 무한반복 된다.
따뜻한 말 한마디는 해줄수 있었을텐데, 난 앞으로 사람과 헤어질 때 마지막 말 만큼은 정말 신경쓰기로 했다. 최소한 트라우마 걸릴 말은 안하기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