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생에 처음 내 집 장만 co****2019.04.04
지난 연말 집주인이 전세기간이 끝나면 집을 비워달라고 했다. 계약 기간이 끝날 무렵이면 전세금을 올려달라고 하지는 않을까 혹시나 이사를 하라고 하면 어쩌지라는 생각을 했었지만 막상 눈 앞에 닥치니 어린 딸과 몸이 약한 아내 걱정이 먼저 들어 눈 앞이 깜깜해졌다.
비혼을 꿈꾸며 자유롭게 살았던 나는 늦은 나이에 가진 것 없이 결혼을 하다 보니 아내의 고생이 많았다. 타지에서 나 하나만 믿고 결혼을 한 아내를 위해 노력하는 남편이 된다고 다짐했지만 일에 지치다 보니 마음과는 쉽지 않았다. 아내는 걱정스런 마음에 조금은 무리해서라도 이 기회에 내 집 장만을 하자고 했다. 물론 나 역시 이사 걱정 없이 단칸방이라도 좋으니 내 집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은 했지만 대출금과 이자걱정이 앞섰다. 아내는 내게 통장 하나를 내밀면서 그 동안 아껴서 모은 돈이라며 보태라고 주는데 눈물이 핑 돌았다. 하루에 오백 원, 천 원씩 그렇게 모은 돈이 꽤 되었다. 이 돈을 모으기 위해서 얼마나 고생을 했을까? 나의 하루 담뱃값, 커피값 밖에 되지 않은 돈을 아등바등 모은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에 나 역시 앞으로 절약을 하기로 마음 먹었다.
이렇게 우리 부부는 내 생애 처음 "집 장만"을 하게 되었다. 비록 은행 빚이 많지만 더 이상 이사 걱정 없이 그리고 집 주인 눈치를 보지 않고 살 수 있어서 행복하다. 우리 가족이 걱정 없이 쉴 수 있는 보금자리가 있다는 게 이렇게 말할 수 없는 기쁨이라는 것을 조금은 늦게 알았지만 오늘은 어제보다 더 노력하고 오늘은 내일보다 더 열심히 노력하는 남편이자 아빠가 되려고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새로운 보금자리에서 우리 가족들이 행복한 일들만 있기를 바래본다. 소중한 내 집과 함께 하는 가족만큼 큰 선물은 없는 것 같아 지금 이 순간이 고맙다.
김☆산 <010-****-95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