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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독자글마당
독자글마당 2019.08.01 ~ 2019.12.31당첨자 발표 : 2019.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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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보카도의 초록빛 생명력을 가슴에 품으며. jso6***2019.07.03

“어머나? 은우야. 이리 와봐.”
“왜요? 엄마, 무슨 일이야?”
놀란 내 목소리에 아이 역시 놀란 눈빛으로 답을 했다.
“이것 봐. 새순인 것 같아,”
“응? 잡초 아니야? 너무 작아서 잘 모르겠는데요?”
아이와 나는 베란다 한 쪽에 놓여진 화분 앞에 쪼그리고 앉아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궁금한 나는 손으로 삐죽 나온 부분 주변을 조심스럽게 파헤쳐보았다. 곧이어 내 손에 닿는 것은 딱딱한, 미색의 둥근 부분이 드러났다.
정말 놀랐다. 그도 그럴 것이 작년 추석 때 선물로 받은 아보카도를 먹고 씨를 심으면 자란다는 아이의 말에 설마하는 마음으로 씨를 화분 속에 묻어 두었던 것이다. 그것도 5개나.
그 뿐인가? 처음에는 물을 다른 화분들처럼 일주일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물을 주다가 그마저도 그만두고, 아예 잊어버리고 있었다. 다른 화분들은 추운 겨울을 피해 거실 안으로 들여 놓아도 그 화분만 덩그러니 자리를 지키고 겨울을 보냈던 것이다. 그리고 봄을 지내고 지금 화분 흙 위로 새끼손가락 손톱만큼의 길이로 삐죽 몸집을 드러낸 것이다. 강력하게 살아있음을 증명하듯
그렇게 아무 볼품없이 거의 6개월 동안 물도 없이 돌처럼 단단한 껍질을 뚫고 새순을 틔운다는 사실에 놀랍고, 자연의 섭리에 새삼 신비했다. 그리고 이렇게 강력한 힘으로 살아낼 수 있다는 것을 모른 채 방치해두었다는 사실에 미안해졌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그렇게 추운 겨울날을 혼자 힘으로 꿋꿋하게 버티어낸 앙증맞은 새순의 모습에 마음이 아릿해졌다.
아보카도의 생명력은 하루가 다르게 더 커져 이틀 후에는 또 다른 새순을 돋아내고는 쑥쑥 자라 지금은 다른 화분의 식물과 키를 다투고 있다. 거기에 며칠 뒤에는 나머지 3개의 씨에서도 새순이 돋아나 쾌재를 부르게 했다. 덕분에 나를 비롯한 식구들은 툭하면 베란다로 나가 아보카도가 자라는 모습을 지켜보곤 한다.
하루가 다르게 쑤욱 자라나는 아보카도의 무한한 생명력을 가슴에 품어본다. 초록빛으로 남실대는 뿌듯함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