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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독자글마당
독자글마당 2019.10.01 ~ 2019.12.31당첨자 발표 : 2019.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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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와 같은 오늘 golde***2019.07.18

알람도 와이프의 재촉도 없다. 자연스레 눈이 떠진 그 순간부터 하루의 시작이다. 오늘도 어제와 다를 것 없는 하루. 수개월째 반복. 길다면 긴 1년 후라는 시간이 이렇게 빨리 다가올지 생각지도 못했다. 난 구직자다. 취업준비생이란 말보다 구직자가 나한테 딱 맞는 말인 거 같다. 보통 구직자나 취업준비생들이 하듯 나 역시 구직활동을 한다. 인터넷 구직사이트와 생활정보지를 보며 나에게 맞을만한 곳을 알아본다. 조심스럽게 희망을 품고 회사에 노크해본다. 언제 돌아올지도 모를 메아리 같은 반응은 없다. 아니 없을 것이다. 쭉 그래 왔으니까. 불합격이 익숙해 지면서 자존감은 바닥을 지나 땅속 먼 지하로 스며든 지 오래다.
"괜찮아"를 연달아 외치며 나름 괜찮았던 첫 직장을 박차고 나온 그 순간은 너무도 짜릿했다. 무엇이든 할 수 있었기에. 하지만 그 자유 같지 않은 자유는 얼마 가지 못했다. 정신을 차리고 다시 돌아와 컴퓨터 앞에 앉았다. 그러나 현실은 절대로 녹록지 않았다. 반복된 구직활동. 그것은 마치 바늘 같은 빛이 보이는 곳을 향해 칠흑 같은 터널 속을 걷는 기분이었다. 막연한 기대와 흘러가는 시간.
퇴사를 결정하며 호언장담했던 나 자신이 조금씩 틀렸다는 걸 알게 되고, 나를 믿고 곁에 온 부인에게 면목이 없었다. 그녀의 진심 어린 조언도 나의 불안한 심리 상태로 인해 우리 둘의 트러블로 이어지고 서로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내고 있었다. 상처를 보듬어 주지는 못할망정, 소중한 사람에게 상처를 준다고 생각하니 나 자신이 너무 한심하고 초라해 보였다. 하지만 괴로워만 한다고 해결되는 것은 하나도 없다. 난 가장이다. 자책이나 하면서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다. 난 혼자가 아니다. 그나마 남아있는 책임감으로 가정을 지켜야 한다. 반드시 나를 찾는 회사가 있을 것이다. 내일은 오늘과 다를 것이니까.